ATSC3.0 기반 UHD 표준과 SFN 구축 방안

[알림] 본 원고는 제27회 국제 방송·음향·조명기기 전시회 (KOBA 2017) Daily News (2017.05.16.)에 출판되었습니다.

발표자료

지난 2월 28일 새벽 5시 정각, 서울지역에 세계최초 지상파UHD 시험방송 전파가 발사되었다. KBS에서는 사장님을 비롯한 유관부서 임직원들이 이른 새벽부터 방송기술의 새 장이 열리는 순간을 함께 축하하였다. 세계 최초로 지상파 UHD 방송을 개시했다는 의미는, 주조정실에 구축된 인코더와 다중화기(Multiplexer) 등에서 UHD 신호가 정확히 만들어지고, 이를 각 송신소에 정확히 전달되고, 남산, 관악산, 광교산, 용문산 등 수도권 주요 송신소에 설치된 송신기를 통해서 RF 신호가 정확히 발사되는 모든 과정이 완료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방송망 구축 관점에서 기존과 크게 달라진 점은, 기존 ATSC1.0 DTV 방송망에서는 개별 송신소마다 독점적인 주파수를 할당했던 MFN(다중 주파수 방송망, Multiple Frequency Network)인 반면에, ATSC3.0 UHDTV 방송망은 권역별 또는 전국 송신기가 하나의 주파수를 공유해서 사용하는 SFN(단일 주파수 방송망, Single Frequency Network)으로 구축된다는 점이다. 본 원고에서는 ATSC3.0 표준 상에서 정의하고 있는 SFN 구축방안과 이를 바탕으로 방송망을 구축한 실제 사례, 그리고 이를 관리․운용하기 위한 노력들을 전반적으로 다뤄보고자 한다.

SFN 방송망의 특징

시청자 관점에서 보면, 하나의 방송권역(Service coverage)이 하나의 주파수만 사용하기 때문에, 채널 검색시 동일한 방송 채널이 여러 개 검색되는 불편함이 없다. 또한, 사방에서 TV 신호를 수신할 수 있기 때문에 송신소 방향을 고려하여 안테나를 신경 써서 잘 맞춰야하는 불편함도 없다. 이를 [그림 1]과 같이 기술적으로 풀어보면, 동일한 신호를 여러 장소에서 동시에 전송하기 때문에, 둘 이상의 송신기로부터 신호 수신이 가능한 ‘신호 중첩 지역’이 존재하게 전계강도 상승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그림 2] 와 같이 하나의 신호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파 환경 변화에 강인해지고 수신 신호변동성이 줄어들어 TV 시청이 안정되고, 장애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방향으로만 신호가 수신해야만 지역에서는 장애물이 없는 다른 방향의 신호를 수신 받아 인위적인 난시청 지역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신호 중첩지역이 발생한다는 점은 하나의 송신소의 사소한 성능 저하가 다른 정상적인 신호 수신에도 방해를 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SFN을 구성하는 데는 SFN을 구성하는 장치와 송신 신호, 그리고 최적화 등에 좀 더 ‘엄밀한’ 기술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그림 1 [그림 1] (a) ATSC1.0 기반 DTV 방송망 (b) ATSC3.0 기반 UHDTV 방송망. 동일한 주파수를 사용하는 SFN에서는 각 송신기 방송 커버리지가 중첩되는 지역에서의 전계 강도 상승효과를 얻음.

그림 2 [그림 2] (a) ATSC1.0 기반 DTV 방송망 (b) ATSC3.0 기반 UHDTV 방송망. 방송 서비스 커버리지가 중첩되기 때문에, 특정 방향의 신호에만 의존하지 않고, 신호가 사방에서 들어와 장애물에 의한 인위적 난시청 극복 가능

국제원자시(TAI) 기반으로 동작하는 SFN 송신 장치

우선 ATSC3.0 표준 기반 SFN 방송망 구축을 위해서는 A/324 표준에 따라 구현된 브로드캐스트 게이트웨이(Broadcast Gateway)라는 장치와 A/321과 A/322 표준에 따라 구현된 송신기 엑사이터(Exciter)가 필요하며, 두 장비 간에는 STLTP(Studio–to-Transmitter Link Transport Protocol) 인터페이스로 연결된다. Broadcast Gateway 장치는 본사 주조정실에 설치되며, 주조 내 ATSC3.0 장비 연결도 상 제일 마지막에 위치하여 ATSC3.0 다중화기(Multiplexer) 신호를 입력 받아서 유선 IP망이나 마이크로웨이브(M/W)망으로 신호를 출력한다. 송신기 엑사이터는 각 송신기에 설치되는데, Broadcast Gateway 신호를 입력받아 RF 신호를 안테나를 통해서 출력한다. SFN을 구성하는 모든 송신 장비들은 정해진 시간에 한 치의 오차 없이 동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장비들 간 정밀한 동기(Synchronization)가 이뤄져야하며, ATSC3.0 송신시스템은 ‘국제원자시(International Atomic Time, TAI)’를 기준 시각으로 삼는다. 하지만, 송신 시스템을 구성하는 장치는 서로 떨어진 장소에 설치되기 때문에 장치들 간 동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두 장치가 공통으로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 시각기준원(Time Reference Source)이 필요한데, Broadcast Gateway는 IP 패킷을 주고받으면서 정밀 시각 동기를 맞추는 IEEE1588v2 PTP(Precision Time Protocol) 방식을 사용하며, Exciter는 GPS 위성에서 보내주는 신호를 수신하여 사용한다. 결과적으로 PTP 방식이나 GPS 위성 시각은 모두 TAI 시각을 기준으로 하고 있으므로, 모든 송신 장치들은 동일한 시각에 동기를 맞출 수 있다.

똑같은 데이터를 똑같은 주파수로 똑같은 시간에 발사하는 SFN 신호

SFN을 구성하는 장치를 설치하고 기준시각 동기원을 확보했다면, SFN 신호는 반드시 다음의 조건을 만족시켜야 한다.

  • 데이터 동일성: SFN 방송망 내에는 모든 Exciter에서 똑같은 데이터를 RF 신호로 발사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개별 Exciter에서 전송 신호를 가공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오류를 없애기 위해서, Broadcast Gateway에서 일괄적으로 전송 패킷을 생성하고 Exciter에서는 Broadcast Gateway에서 수신된 패킷을 별도의 조작 없이 그대로 RF 신호로 변환한다. 또한, 전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패킷 오류가 발생할 경우 데이터가 달라지므로, SMPTE 2022-1 FEC(Forward Error Correction, 오류정정)기법을 사용하여 Broadcast Gateway에서 Exciter까지 안정적으로 패킷이 전달될 수 있도록 A/324 표준에서 정의하고 있다.
  • 시각(타이밍) 동일성: Broadcast Gateway에서는 시각정보는 Timing and Management Stream Packet 내 Bootstrap_Timing_Data()에 나노초(Nano-seconds) 정밀도의 신호 발사(Emission) 시각을 실어서 Exciter로 전달하고, Exciter에서는 동기화된 내장 시계를 사용해서 정해진 시간에 RF 신호를 발사한다. 또한, Broadcast Gateway에서 ATSC3.0 전송프레임 Preamble 부분 L1-Signaling에도 나노초 정밀도의 Wall-clock 시각 정보를 찍어서 Exciter에 전달하고 온에어 함으로써, 수신기에서도 시각을 참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 주파수 동일성: 주파수 도메인 상에서 완벽히 신호가 중첩되기 위해서는 정해진 주파수 위치에서 흔들리지 않고 정확한 주파수 위치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송신기 Exciter는 GPS로부터 지속적으로 신호를 수신하여 1PPS 신호 또는 10MHz 동기 신호를 생성하고, 이를 기준으로 내부 주파수발생기(Oscillator)와 일치시킨다. 우리나라 ‘방송표준방식 및 방송업무용 무선설비의 기술기준’ 제13조제2항의1에 따르면, SFN을 위한 주파수 편차를 2.1Hz 이내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32k-FFT 모드 Subcarrier Spacing 210Hz의 1% 이내를 근거로 삼았다. 위조건 중 하나라도 만족시키지 못할 경우에는, SFN 내 다른 송신기 출력 신호에 간섭을 주지 않기 위해서, 문제가 발생한 Exciter는 반드시 Mute 상태로 전환해 RF 신호를 출력하지 않아야 한다.

SFN 구축, 필드테스트, 그리고 송신기 SFN Delay Offset 조정

송신기 설치를 완료하고 온에어 신호를 발사한 뒤에는, 필드테스트를 통해 아래와 같이 전송 파라미터 최적화 작업을 반복해서 수행해야 한다.

  • 송신기 최대 간격을 고려하여 Guard Interval 설정: ATSC3.0에서는 다양한 경로(Multipath)로 수신되는 신호를 간섭 없이 수신하기 위해서, 매번 OFDM 심볼 가장 앞에 Guard Interval 구간을 두는데, 서로 다른 송신소로부터 발사된 신호들 역시 이 구간 안에 모두 들어와야 한다. Guard Interval 구간이 길어질수록 멀리 떨어진 송신기 신호까지 정상 수신할 수 있으나 그만큼 유효 전송률(Data rate)이 낮아지기 때문에, 송신기 SFN Delay Offset 조정과 연계해서 Guard Interval 길이를 최적화해야 한다.
  • 필드테스트를 통한 CIR 계측값 수집: 방송 구역 내 구석구석을 ATSC3.0 전문가용 계측기를 측정차에 탑재한 뒤 방송구역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그림 3]과 같이 채널 임펄스 응답(CIR, Channel Impulse Response)을 수집해야 한다. 물론, TV 수상기를 함께 가지고 다니면서 화면이 잘 나오는지 양시청 여부도 동시에 확인해야 한다.
  • 각 송신기마다 SFN Delay Offset 조정: 필드테스트를 통해 수집된 CIR 계측값을 바탕으로, 개별 송신기 고유의 지연 시간 값(Delay Offset)을 결정하고 적용해야 한다. 특히, [그림 4]과 같이 Guard Interval을 넘어서는 송신 신호가 관찰되었다면 반드시 Guard Interval 구간 내에 들어오도록 송신기 Delay 값을 조정해야한다.

그림 3 [그림 3] ATSC3.0 필드테스트 실제 (a) 의정부 소재 경기도 교육청 북부지청 측정점 위치 (b) 측정차를 포함하는 필드테스트 현장 모습 (c) 채널 임펄스 응답(CIR) 계측 화면. 관악, 광교, 용문 신호가 중첩되는 것으로 추정됨.

그림 4 [그림 4] (a) 보호 구간을 넘어간 신호가 있는 경우, 앞쪽 송신기 신호의 Delay를 증가시키거나, 뒤쪽 송신기 신호의 Delay를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SFN Delay Offset 조정. (b) Delay 최적화를 통해서 방송 서비스 커버리지의 난시청 지역을 해소한 이탈리아 Rai 사례

국책과제 “지상파 UHD 송수신 환경 분석 및 망구축 기반기술 개발”

MFN으로 구성되는 기존 ATSC1.0 DTV 송신기는 주파수(Frequency)로 구분이 가능했지만, SFN으로 구성되는 ATSC3.0 UHDTV 송신기는 주파수를 서로 공유하기 때문에 주파수로 구분이 불가능하고, A/322 Annex N에서 정의하고 있는 별도의 송신기 식별 부호(TxID, Transmitter Identification)를 삽입함으로써 구분이 가능하다. 즉, 송신기별로 고유하게 할당된 TxID를 삽입해서 RF 신호로 발사하면, 이를 신호 중첩 지역에서 정확히 검출할 수 있는 ‘SFN 채널분석기’가 필수적인데, 아직 해당 기능을 지원하는 계측기가 없는 실정이다. 수도권 1단계 구축이 완료된 송신소는 3~5군데이기 때문에, 송신기 딜레이를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조정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차차 방송망 확장에 따라 구축되는 송신소가 늘어날 경우에는 경우의 수가 너무나도 많아지기 때문에, ‘감(感)’에 의존하는 이러한 작업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방송망 유지․관리에 필수적인 장치인 ‘SFN 채널분석기’ 장치를 KBS와 ETRI, 클레버로직이 공동으로 3년간의 국책과제를 수행하면서 개발할 계획이며, 실제 UHD 방송망에 대한 필드테스트를 통해서 성능을 검증하고 개선해나갈 계획이다.

본방송 커버리지 최적화를 위한 노력은 지금도 진행 중

KBS, MBC, SBS는 수도권 1단계 UHD 방송망 구축을 완료하였고, 5월 31일까지 시험방송을 통해 본방송에 대비한 다양한 운용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장치와 장치 간의 연결을 확인하는 데서부터, 전체 시스템 장시간 운용에 이르는 전방위적인 안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 방송국 엔지니어들이 밤낮으로 노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본방송을 위해서는 방송국뿐만 아니라 국내 가전사, 계측기 제조사 등 관련 기관들이 모두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TTA WG8027 지상파UHD RF 송수신 정합 실무반을 중심으로 온에어 송수신 정합을 실시하여 ATSC3.0 표준을 온전히 준수하는 송신신호 발사 여부를 확인하였고, 3월 29일부터 4월 12일까지, 미래창조과학부의 필드테스트를 실시함으로써, SFN 신호 중첩 지역에서 보다 안정적인 수신 성능을 가질 수 있도록 방송망 최적화와 수신기 성능 개선 작업을 실시하였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세계 최초 UHD 본방송을 우리나라 시청자들이 불편함 없이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지속적인 SFN 방송망 확장을 통해서 시청자 친화적인 UHD 시청 환경 조성되고, 이를 통해 ‘직접 수신율’이 획기적으로 개선되기를 기원해본다.

[알림] 본 원고는 국책과제 “지상파 UHD 송수신 환경 분석 및 망구축 기반기술 개발” 지원으로 작성되었음.

Written on May 16, 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