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SC3.0 실험방송 동향
[알림] 본 원고는 제26회 국제 방송·음향·조명기기 전시회 (KOBA 2016) Daily News (2016.05.24.)에 출판되었습니다.
지난해 7월 27일, 우리나라 정부는 세계 최초로 700MHz 대역 중 30MHz 대역폭을 방송에 분배함으로써 세계 최초 지상파UHD 방송을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고, 같은 해 12월 29일에는 ‘지상파UHD 방송 도입을 위한 정책방안’을 통해서 평창올림픽 개최 1년 전인 2017년 2월에 ‘세계 최초 지상파UHD 본방송’을 개시하겠다는 목표 일정을 제시하였다.
이에 발맞춰, 국내 방송사들도 2012년 10월부터 현재까지 DVB-T2 전송방식으로 실시하던 실험방송에 더해, 올해 들어서는 ATSC3.0 전송방식 검증실험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나아가, 관련 국내외 표준화 및 기술규정 제정 움직임도 동시에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본 원고에서는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의 국내외 ATSC3.0 기반 실험방송 흐름에 대해서 정리해보고자 한다.
2016년도 ATSC3.0 실험방송 동향
지상파UHD는 일차적으로 HD방송보다 4배 더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초고화질 실감방송이다. 하지만, 미국 표준화 단체인 ATSC에서도 UHD 고정수신과 HD 이동수신을 UHD 방송 도입의 첫 번째 특징으로 꼽은 점에서 알 수 있듯이, 방송사에서는 지상파UHD 도입을 통한 방송 환경 변화, 즉 실내외 어디서나 직접수신이 가능한, 지금보다 개선된 수신환경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는 데 더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벌써 3년 반 가량 실시하고 있는 DVB-T2 실험방송을 통해 KBS의 경우 관악산송신소 한 군데에서 100W로 송신하는 데서 시작해, 지금은 관악산송신소 5.0kW와 남산송신소 600W 단일 주파수 방송망(SFN; Single Frequency Network)까지 구축함으로써, 본방송에 필요한 고출력 방송망 확장 방안 및 운용 경험을 축적하였음은 물론, 광범위한 필드테스트를 통해 양시청 환경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측정데이터들을 충분히 수집, 분석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최신 지상파 전송 표준인 ATSC3.0 방식을 기반으로 구현된 실험용 송신 엑사이터 장비와 수신 텔레비전들이 출시된 덕분에, 국내에서도 실험방송이 가능하게 되었다.
- 올해 1월 6일부터 9일까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CES2016에서는 국내 가전사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모두 ATSC3.0 규격을 기반을 둔 4K-UHD 온에어 방송을 시연하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미국 방송사 Sinclair의 Black Mountain 송신소에서 발사된 신호를 전시장에서 직접 수신하는 시연을 보였다.
- 같은 달 17일, KBS와 삼성전자는 국내 최초로 북미 ATSC3.0 방식과 유럽 DVB-T2 방식 비교 실험방송에 성공하였다. 특히, KBS기술연구소에서 자체개발한 ‘HEVC 인코더’와 ‘MMT 스트리밍 서버’를 적용하여 ATSC3.0 전체 시스템을 구성하고, 관악산 송신소에서 3.5kW 고출력으로 정상적으로 송신하였다는 점, 그리고 KBS 여의도 본사에서 온에어 신호를 직접 수신하여 삼성전자의 차세대 수신기로 시청 가능함을 처음으로 확인하였다는 데 의의가 크다.
- 3일 뒤인 20일에는, SBS-MBC, LG전자, ETRI에서 공동으로 SBS 목동 사옥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촬영한 영상을 ATSC3.0 방식으로 관악산 송신소에서 송신하고, 다시 목동 사옥에서 온에어 수신 하는 데 성공함으로써, 본방송 송출 전 과정을 구축하고 처음으로 확인하였다.
- 2월 18일에는, ETRI와 NAB(미국 방송사 연합)가 공동으로 미국 Ohio주 Cleveland시에서 ATSC3.0 실험방송을 실시하고, 표준 기술로 처음 채택된 LDM(Layer Division Multiplexing; 계층 분할 다중화) 기술을 적용하여 고정수신용 4K-UHD와 이동수신용 HD 방송을 동시에 6MHz 대역폭 한 채널로 전송하는 데 성공하였고, 고정 및 실내수신 등 다양한 수신 환경에서 필드테스트를 실시하여 수신 성능을 검증하였다.
- 3월 14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미래부 ‘지상파UHD 방송표준방식 협의회’ 기술분과 주최로 ‘지상파UHD 방송방식 결정 검증 실험방송’을 실시하고, 주관방송사인 KBS에서 광범위한 필드테스트를 통해 전송부문에 대한 실태 조사를 실시하였다.
‘지상파UHD 방송방식 결정 검증’ 실험방송
주관방송사인 KBS에서는 [그림 1]과 같이 여의도 본사 대체부조에 ATSC3.0 실시간 송출시스템을, 관악산송신소에 ATSC3.0 엑사이터를 설치하였으며, ATSC3.0 수신기가 탑재된 측정차에 이르는 실험방송 전체 시스템을 구성하였다. 현재 DVB-T2 기반 실험방송과 동일하게 설정하되, 초기 프로토타입 수신기임을 감안하여, 오류 정정 부호율을 기존 2/3에서 9/15로 1/15만큼 더 낮게 설정한 점이 특징적이며, 최종 전송률 24.395Mbps로 비디오 및 오디오, 부가데이터를 전송하였다.
필드테스트는 [그림 2]와 같이 관악산 송신소 기준 총 34군데에서 실시하였는데, 관악산까지의 거리 5~15km 이내 격자점 22군데 측정을 통해서 도심지 수신특정을 확인하였고, 5~45km 사이의 방사선 12군데 측정을 통해서 수신 거리에 따른 수신특성 변화를 분석하였다. 다중경로(Multipath) 채널 상황에 따라서 수신 성능 변화폭이 다소 크게 관찰되었으나, 향후 수신기 개선을 통해 충분히 안정화 될 것으로 판단되었고, 결과적으로는 모든 측정 점에서 양시청 가능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필드테스트를 위해서 주관기관인 KBS와 함께 실무기관인 LG전자, TTA, 그리고 애니퓨처텍에서 측정기간 내내 고생해주셨고, MBC/SBS/EBS(지상파 방송사), 삼성전자/동부대우전자/로데슈바르츠코리아(제조사), ETRI/IITP방송CP실(정부기관)에서 필드테스트 현장을 참관하였다.
ATSC3.0 국내외 표준화 동향
3월 23일, 미국 ATSC3.0 표준위원회에서는 전송프레임 제일 첫 부분에 위치하면서 시스템 필수 정보를 전송하는 Bootstrap에 대한 표준문서 A/321(System Discovery and Signaling)을 첫 표준으로 최종 승인하였다. 나아가, 3월 22일부터 25일까지, 두 번째 물리계층 송수신 정합 검증 행사인 PlugFest#2를 미국 Baltimore에서 실시하여 8개 회사에서 준비한 6개의 송신기와 4대의 수신기를 통해 막바지에 이른 A/322(Physical Layer Protocol) 표준안을 상호 검증하였다. 현재 후보표준(Candidate Standard)인 A/322 문서는 5월 말 경에는 최종 표준으로 승인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정부는 본방송 일정을 역산하여 6월 방송표준방식 결정하고, 9월에 관련 기술기준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차세대방송표준포럼에서는 ‘지상파 UHDTV 방송 송수신 정합’ 표준 문서를 3월 30일 제정하였으며, 4월 말 현재 TTA PG802(지상파방송 프로젝트 그룹)에서 국가 표준화를 위한 최종 논의가 진행 중이다. 또한, 미래부 ‘지상파UHD 기술규정 연구반’이 1월 29일 구성되어, 산하 기술기준실무반에서 ‘무선설비규칙’을, 전계강도실무반에서 ‘방송구역 전계강도 기준․작성요령 및 표시방법’을, 혼신보호비실무반에서 ‘지상파방송국 허가처리 지침’을, 그리고 검사기준실무반에서 ‘무선국 및 전파응용설비의 검사업무 처리 기준’에 신규 제정이 필요한 지상파UHD 관련 규정을 논의하고 있다.
앞으로의 동향 예측
지금까지 ATSC3.0 실험방송의 경우, 시스템 계통을 올바르게 연결한 뒤, 콘텐츠를 표준 규격에 맞게 송신하고 수신하여 정상적으로 텔레비전 시청이 가능한가 정도 확인하는 초보적인 수준이다. 정부 정책방안에도 명시된 바와 같이, 미국 ATSC 표준화는 2017년 초 완료를 목표를 진행되고 있고, 전송계층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ATSC3.0 핵심 표준들이 빨라야 7월 말에서나 확정될 예정인데, 자연히 상용 수준의 송수신기는 물론 레퍼런스 계측기 출시도 덩달아 늦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본방송 관점에서 예측되는 우려가 있다. 본방송을 위해서는 방송망 확장 구축이 가능해야 하는데, UHD는 SFN 방송망을 전제로 하고 있다. SFN을 위해서는 이를 구성한 다수 송신기 간 동기를 정확히 맞추고 이를 제어할 수 있는 ATSC3.0 Broadcast Gateway 표준이 꼭 필요함에도, 이에 대한 표준문서 A/324(Scheduler/Studio to Transmitter Link) 표준은 아직 후보 표준은커녕 여전히 세부 내용에 대해서 논의 단계인 Working Draft 수준이다. 즉, DVB-T2에는 T2-MI라고 하는 SFN 내의 송신기 인터페이스를 가능케 하는 T2 Gateway라는 장비가 있어 남산-관악산 간의 SFN 구축으로 수도권 커버리지 확보가 가능했지만, ATSC3.0 방식은 관련 표준이 없기 때문에 ATSC3.0 송신기들로는 SFN 구축이 절대 불가능하고 수도권 커버리지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당연히 필드테스트를 통한 송신기 딜레이 조정 등 전송 파라미터 최적화와 양시청 수신 커버리지 실태 조사 등도 이뤄질 수 없어, 본방송을 실시하더라도 불완전한 시작이 될 수밖에 없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일 년 반 가량 실시된 1/2차 DVB-T2 실험방송 때와 마찬가지로, 불가피하게 관악산 송신소 한 군데만 운용하면서 본방송 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송수신기 정합, 시스템 이중화와 같은 안정화 작업, 기술규정에서 제시하는 무선설비 기준값 확인 정도에 역량을 집중시키는 숨고르기 상태가 예상된다.
[그림 1] 지상파UHD 방송방식 결정 검증 실험방송 시스템 구성도. ATSC3.0 기반 (a) 송출부: HEVC 실시간 인코더, ROUTE/MMT 스트리밍 서버, 부가서비스 시그널링 서버, 그리고 IP 다중화기 (b) 송신부: KBS관악산UHD실험국에 설치된 ATSC3.0 엑사이터와 고출력 송신기, 그리고 전송 파라미터 제어기 및 모니터링 장비 (c) 수신부: 고정 수신 성능 검증을 위한 필드테스트 측정차
[그림 2] 필드테스트 전체 측정점 총 34군데 상세 위치 및 측정 순서